法古創新

무등산 자락 자리한 남도문화 산실

전통문화관은 동구 운림동 의재로 232번지 무등산국립공원 증심사 입구에 위치한 한옥으로 된 문화시설이다. 2012년 개관 이래 ‘토요상설공연’, ‘일요상설공연’ 등 신명나는 전통국악공연과 함께 광주시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상주해 기능을 전수하고 있다.

특히 올 여름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전통미를 더하다’를 주제로 야간개장 프로그램을 운영해 방문객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광주문화재단이 발간한 누정총서 1-6권.

이제 전통문화관은 남도의 멋과 전통 잇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통과 협력…입체적인 사업 필요

점, 선, 면은 도형의 3요소이다. 점은 모든 형태의 기초이고, 어떤 방향으로 펼쳐나갈 수 있는 시작이 되지만 점으로만 머무를 경우 고립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점과 점을 이어가는 네트워크의 확장은 물론이고 주변의 자원을 발굴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그동안 전통문화관은 무등산권 문화기관협의회를 만들어 주변과 소통하고 무등울림 축제를 통해 협력을 모색해왔다.

이제는 느슨한 연대를 넘어 친밀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입체적인 사업을 만들 필요가 있다.

무등산 전역으로 확대된 전통 문화

전통문화관은 매년 80여회의 상설공연과 30여회의 시민강좌 등의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어, 연간 10만명 이상 방문하는 광주 대표 전통문화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위부터 ‘2019무등유람’ 행사, 올해 ‘풍류남도나들이’ 사업 일환으로 진행된 ‘풍류달빛공연’, 지난달 추석 연휴 전통문화관에서 열린 ‘한가위 행사’ 사진.

전통문화관이 갖는 거점공간으로서 비중과 위치를 고려한다면 영역확대와 협력사업은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을 중심으로 시작돼야 한다.

‘풍류남도나들이’ 사업은 전통문화관의 영역을 무등산 전역으로 확대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달빛 내리는 밤 무등산생태탐방원에서 진행되는 ‘풍류달빛공연’은 지난 2년간 국내 정상급 소리꾼 등이 출연해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올해 출판될 누정총서 7-10권 또한 학문적 성취는 물론 누정가사 문화를 활용한 관광자원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의재미술관과 함께하는 무등산 근대인물 3인의 선각자 전시 사업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이후 근대 광주를 관통하며 사회공헌활동을 해온 3명(석아 최원순, 오방 최흥종, 의재 허백련)의 인물을 조명하는 전시와 심포지엄을 10월에 개최할 예정이다.

3인의 선각자는 춘설헌이 위치한 공간에 누정(석아정, 오방정)을 짓고 명사와 교유하고, 차밭을 경작하고 예술에 정진하며, 교육운동과 사회공헌활동을 몸소 실천했다.

이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것은 광주정신의 역사적 맥락을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무등산 시가문화권의 생태 및 역사를 기반으로 한 문화나들이사업을 북구청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무등산 저지대를 도보로 탐방하는 무등유람은 지역아동센터, 마을활동가 등이 참여해 만족도가 높은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등울림’과 ‘시월애(愛) 전통’

무등울림은 제5회를 맞이한 빛고을 전통문화잔치다. 10월3일 개천절에 시작해 27일까지 ‘시월애(愛) 전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시월애는 사전적 의미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뜻과 동시에 10월 한달간 전통을 존중하고 애정하자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

개막공연은 대북과 모듬북, 오고무, 버꾸춤, 판굿과 사자놀음, 진도북춤 등 전통 타악기가 총망라된 진귀한 전통북의 대향연으로 꾸며지고 이어서 궁중의 복식문화와 해설이 있는 한국무용이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전통문화관 주변을 소나무에 조각보를 입혀 행사장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평소에 만나기 힘든 광주 무형문화재 예능장과 기능장이 시연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시(市) 무형문화재의 날’ 행사, 전국국악대제전, 토요기획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특히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무등골 마을 윷놀이 대회’, ‘증심사 템플스테이’ 무등산 주변의 역사와 문화자원을 탐방하는 ‘무등울림로드’와 같은 지역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새로운 미래 향한 청사진 마련해야

박경동 <광주문화재단 전통문화관 무등사업팀장>

전통문화관은 연간 상설공연 80회, 시민강좌 30개 등으로 10만 명 이상 방문하는 광주 대표 문화시설이며, 개관이래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통문화관의 앞으로 과제는 무등산권 주변의 문화자원과 연계해 사업면적과 규모를 확장하는 노력이라 생각된다.

이와 더불어 전통문화축제인 무등울림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오곡이 무르익는 청명한 무등의 가을날, 웅숭깊은 전통문화의 울림을 함께 즐겨주시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