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경찰서 뒤에 이런 곳이 있었당가? 정말 흉측하구만…”

광주지역 일선 치안을 담당했던 광주 남부경찰서 인근 옛 광주지방경찰청 막사가 장기간 흉물로 방치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관할 행정당국인 광주지방경찰청은 건물 철거를 위한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광주지방경찰청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옛 광주경찰청 막사는 연면적 1천934㎡ 부지에 1986년 1월 건립됐다. 과거 기동 83중대 및 기동 8중대 부지로 활용됐으며 2009년 기동 8중대가 서구 유촌동(現 2기동대)으로 이전한 이후 현재까지 경찰기자재 보관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날 오전 남부경찰서 인근 옛 광주지방경찰청 8중대 막사 앞.

한 눈에 봐도 폐가임을 알 수 있듯 건물 벽면 페인트는 벗겨져 있고 주변에는 각종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건물 외벽은 심하게 녹이 슬고 관리가 안 돼 엉켜있는 전선들과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커튼들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한편에는 오랫동안 방치해 놓은 듯한 진압용 경찰 방패와 각종 물품, 쓰레기 등이 뒤섞여 있는 등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 관리하고 있는 곳이 맞는 지 의심스러웠다.

건물 입구인 양쪽 계단은 심각하게 녹이 슬어 있고 풀과 나뭇가지로 덮여있는 데다 ‘광주지방경찰청 경무과장 출입금지(추락위험)’라고 쓰여있는 팻말은 찢겨져 있어 이 곳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과거 돌발 사태 대처, 다중범죄의 진압 등의 역할을 해왔던 막사가 지난 2009년부터 줄곧 방치되면서 관리가 전혀 안 돼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남부서와 기동대 뒤편에 위치한 이 곳은 넉넉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전혀 알지 못하거나 출입통제를 받으며 경찰 전용 주차 공간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부서 내 주차장과 민원주차장은 매일 같이 주차 대란이 일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최근 남부서 내부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각 과별로 민원주차장에 설치한 컨테이너에서 업무를 보면서 주차난에 한 몫 거들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원인 김모(31)씨는 “협소한 민원주차장 부지를 좀 더 확보한 뒤 컨테이너를 설치하면 좋았을 텐데 좁은 공간에 컨테이너까지 들어오니 주차 불편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기동대 위편에 주차하기 위해 차량을 이동했더니 ‘올라가시면 안 됩니다’라며 통제했다. 현재 방치되고 있는 막사 공간을 민원인들도 활용할 수 있게 개방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주차장은 주민들의 다수 민원이나 노후 건물에 주차장이 없는 경우 등을 이유로 조성할 수는 있다”며 “다른 방법으로 나눔주차장으로 협약하면 시설만 지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기재부에 철거 비용을 여러 번 요청하고 있으나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예산만 확보된다면 어떤 용도로 활용될 지는 본청과 협의해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김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