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광주 노래하면 ‘목포의 눈물’과 ‘님을 위한 행진곡’이다. 광주지역 최초 노래는 백제 때 무등산에 성을 쌓고 불렀다는 ‘무등산가(無等山歌)’다. 고려사악지(高麗史樂志) 속악(俗樂)에 따른 것이다.

조선후기 판소리 단가 ‘호남가’ 첫 대목은 ‘함평천지 늙은 몸이 광주고향을 보랴허고’다. 그 진가는 1929년 쑥대머리로 선, 송정리 출신 임방울 명창이 높였다. 1990년 신나라레코드에서 ‘판소리 명창 임방울 전집’ 복각음반을 낸다.

최근 주광은 ‘광주노래이야기’ 책을 펴냈다. 98곡 중 가사 속에 광주는 1956년 야인초(김봉철) 작사 ‘달려라 유람마차’(광주고향 십년만에 간당께로 전라도), 1960년 남성봉이 부른 ‘서울행 삼등실’(광주야 잘 있거라)이 실려있다.

2022년 12월 발행 광주노래이야기 책 표지(주광 제공).

1956년 달여라 유람마차 음반(광주노래이야기26쪽).

서울행 삼등실(전일빌딩 전일생활문화센터 광주노래전시장).

광주 곡명은 1961년 황병규 작사·작곡 ‘이별의 광주역’, 1962년 윤일로(승경)가 노래한 강남풍 작사·김영호 작곡 ‘광주야곡’(무등산 걸린 달아, 구비치는 광천교야), 앵두나무 처녀로 알려진 김정애의 ‘광주아가씨’(무등산 기슭에 딸기·수박도 유명한데)가 있다.

우리나라 노래방은 1980년대 말 부산에 등장하고, 동아대 앞에 1991년 4월 등록업체가 생겼다. 노래방 수는 2011년 최다 정점을 찍고, 2015년 코인노래방이 선보인다. 광주지역 최초 공식허가 노래연습장은 1992년 5월26일 사용승인 된 남구 월산동 972-14번지 해피노래방으로 현업 중이다.

같은 해 9월14일 충장로 1가 22-2번지 딩동댕, 17일 농성동 660-2번지 뽕, 11월25일 풍향동 719번지 시나위, 1994년 7월13일 광산구 산정동 976-2번지 싸이노래방이 자치구별 처음 등록된 업소다. 나무전거리 북편 옛 담양간 철로 계림로 입구, 동명동 265-1번지 하모니노래방은 1992년 9월15일부터다.

노래방은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노래연습장업’에 대해 연주자를 두지 않고 반주시설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하는 영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노래방 영업을 위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노래연습장 시설을 갖춰 시장·군수, 구청장에 ‘00노래연습장’이라는 상호로 등록해야 한다.

객실 칸막이에 1㎡ 이상의 투명유리창 설치, 객실 잠금장치 설치 불가, 안전시설 설치의 기준과 마이크 소독 또는 덮개 착용의 운영 방식을 포함하고 있다.

2017년 기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래방 전체 매출액은 1.5조원, 종사자 수는 6만5천명, 업체당 평균매출액은 4천500만원이다. 2019년 KB자영업분석보고서 ‘노래방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에는 전국 3만3천여개 중 광주에 1천112개가 있다. 노래방 1개당 인구수는 1천312명이고, 노래방 숫자로 광주 북구가 전국 10위다.

2020년 초 소방행정연보에 따르면 광주에 1천107개 노래연습장이 있다. 동·서·남·북·광산소방서별로는 80·266·110·363·288개다. 금년 초는 997개로 67·243·97·324·266개다. 각 구청별 문의 결과 7일 현재 숫자는 북구 311·광산구 263·서구 260·남구 91·동구 70개다. 유동 33-4번지(제니스타워1001호)에 대한노래연습장업협회중앙회 광주광역시지회(구일암)가 있다.

1992년 6월호 금호문화에서 범경화 글을 뽑는다. 광주우체국 서편 노래방 간판 다섯, 남쪽으로 네 개, 광주천변 여섯 개, 전대 후문에 서면 일곱 개가 보인다. 일각에서는 광주 시내에 130여개로 집계했다. 광주에 노래방이 알려진 것은 3월 초 불과 두 달 남짓으로 ‘우후죽순’ 성업 실감이다. 충장로ㅋ노래방, 5월 금요일 11시께 13개의 룸에는 손님들이 가득하고 2팀이 대기중이다. 노래방 룸 개별적으로 커다란 유리창이 있어 안을 들여다볼 수는 있지만 조금 어둡다. 노래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고, 번호를 누르면 반주와 가사가 나오면서 천장에는 자동으로 조명이 돌아가 디스코텍을 연상시킨다. 새벽 4시까지 영업시간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회사원(24)은 “왜색문화라지만, 동료들과 스트레스 풀려고 한 달 새에 네 번을 온다”고 귀띔했다.

1990년대 충장로 노래방(금호문화1992년6월호).

1996년 지인들과 식사 후 광주시내 한 2층 대형노래방에 입장했다. ‘미러볼’과 탬버린이 갖춰져 매우 인상적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0년 동안 가족·벗·이웃·일터동료·손님과 어울림 터는 늘 노래방이었다. 장르는 트롯, 발라드, 팝송, 민요, 군가로 다양했다. 노래방기계는 야외파티와 시골마을회관까지 확산되었으니 대중문화창달에 기여한 셈이다.

2000년판 전화번호부 업종편, 노래방이 2쪽이다. 돋보기로 깨알 글씨 업소 상호를 보니 궁전이 14개로 가장 많고, 스타 13개, 오페라·열창·21세기·현대 각 9개, 즐거운 8개, 무등·아리랑·앵콜·파티 각 7개, 라이브·코러스·한국 각 6개, 샛별·파랑새 각 5개다.

일곡지구 탐사 차, 2011년 찍어둔 사진파일을 연다. 광주은행 3층 쇼핑노래연습장을 비롯해 지하 VIP·둥지·월드컵·커플·열린·신바람·코러스·일신·홍콩, 1층 호박·오아시스·스타, 2층 짱·쟁반·JJ·퀸·킹콩·2차로·오페라·산타페·오렌지·로얄·일곡인터넷동전, 5층 오디션노래방이 있다.

월산동 먹자골목 대남대로변 지하 해피노래방을 찾았다. 이곳 노래방을 10년 전에 인수받았다는 운영자는 1시간 기본 이용금액이 3만원이라고 안내했다. 언저리 금화로와 연결되는 곳에 황제·대명노래방도 있다. 코로나19 정국에서 모두 힘들지만, 노래방 업주와 고객은 말할 나위 없다.

월산동 해피 노래연습장(향토지리연구소2022).

얼마전 불로동 호텔에서 동창송년회가 있어 참석했다. 2부 행사에 이르자, 신청곡 쪽지가 돈다. 18번을 따라 열창, 마무리는 교가(무진주 오랜전통 서려 있는 곳) 제창이다. 근처에 10만원노래홀과 필노래방이 보인다.

한참 트롯 방송시대가 진행됐고, 유튜브를 통해 중독이다. 젊은사람들은 동전노래방 ‘동노’, 코인노래방 ‘코노’ 흐름이다. 1곡 500원, 3곡 1천원이란다. 근작 김연자, ‘무조건 광주로’를 들어본다.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