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 전공의 집단사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도 이어지고 있어 진료 차질 심화가 우려된다. 특히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에 맞춰 준법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데다, 광주·전남의사회도 오는 31일 서울에서 열릴 전국 의사협회장 회의 결과에 따라 집단행동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돼 의료 현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전남대학교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는 총정원 283명 중 56명으로 집계됐다.

전남대 의대교수 비대위는 오는 29일까지 교수들의 사직서를 일괄 취합해 4월1일 의과대학 학과장실에 제출할지 여부 등 최종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전남대 비대위는 의대 교수 2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참여한 257명(94%) 중 215명(83.7%)이 자발적 사직서 제출에 찬성했다.

조선대의 경우 같은 날 오후 4시 기준 161명 가운데 41명이 사직서를 냈다. 조선대 비대위도 29일까지 사직서를 취합, 다음 주 중 의대 전체교수 회의를 개최해 사직서 취합 상황을 공유하고 차후 대책 논의 등 일괄 제출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조선대 비대위는 설문조사에서 161명 중 응답자 129명(78%)이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에 찬성한다고 답해 참여 교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양 대학 비대위는 설문조사와 대책 논의를 통해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까지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에 맞춰 준법투쟁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전남대·조선대병원은 다음 주부터 교수들의 근무시간 축소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일부 전문의들도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근무 시간을 준법 형태로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 이탈 공백을 메워오던 임상의 등 비교적 젊은 의료진들도 지속되는 의정 갈등 상황에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병원 측은 교수·전문의 등을 면담하며 현황을 파악하고 설득 작업에 나서는 한편, 다음 주 병동을 추가 통폐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대학병원 비대위 측 관계자는 “교수들이 사직서를 냈다고 해서 의료 현장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 정부의 전향적인 대화 노력을 촉구하는 의미로 낸 사직서인 만큼,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공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되면서 교수들의 피로 누적이 심각하다. 과로에 따른 의료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서라도 주 52시간 법정 근로시간에 맞춰 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