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더 일하기엔 너무 힘들어요.”

담양의 대표적 백반 전문 맛집으로 30여년 명성을 이어 온 ‘목화식당’이 이달 중순 영원히 문을 닫는다.

목화식당 김준명(83)·김인성(83·여) 부부는 15일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담양 관광객, 아침운동 나온 군민들의 아침밥상과 점심상을 차려 왔지만, 고령으로 인해 더 이상 운영하기엔 힘에 부쳐 오랜 세월 손님들과 함께 한 밥집의 인연을 매듭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씨 부부가 밥집을 그만두기로 결심한 것은 2년 전이었으나, 주변 지인들과 30년 단골손님들은 물론, 담양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조차 “아침밥은 어디서 먹냐”며 식당을 더 할 것을 권유를 넘어 강요(?)하는 바람에 아들을 설득해 목화식당의 문을 더 열어둔 것이 어느덧 2년이다.

당시 김씨 부부의 아들은 목화식당 인근에서 ‘댓잎 손만두’ 가게를 잘 운영하고 있었지만 아버지·어머니의 뜻을 살펴 만두가게를 접고 목화식당을 함께 운영해 왔다.

그러나 아들이 최근 신축 담양시장 건물에 점포를 얻어 다시 ‘댓잎 손만두’ 가게를 재오픈 하기로 하면서 목화식당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김준명·김인성 부부는 “자녀들도 한사코 말리고,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어 식당을 하는 것이 버거워 사실 오래전부터 그만둘 생각을 해왔으나 적지 않은 단골손님들이 계속 운영해 달라고 권유하는 통에 쉽게 그만두지 못한 세월이 꽤 된다”며 “아들이 목화식당을 이어받아 계속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으나 젊은 아들에게는 밥집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라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목화식당의 ‘목화’는 목화꽃에서 따온 것으로 꽃말인 ‘어머니의 사랑’처럼 목화식당도 30여년간 변함없는 어머니의 손맛으로 2인 이상 1인분에 8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12개 반찬과 국을 곁들인 가정식 백반을 차려 온 담양의 대표적인 밥집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왔으며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 식당이었다.

여기에 식사 후엔 김씨 부부의 구수한 세상사는 얘기 등이 ‘일품’이었으나 이제 30여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우리들의 기억과 추억 속에 간직하게 됐다.

목화식당의 30년 단골이라는 한 담양군민은 “2-3년 전부터 식당을 접는다는 말을 듣긴 했고, 사장님 부부 연세가 있으셔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지만 내심으로는 조금 더, 조금 더 바랐었다”며 “그동안 맛있는 식사를 내준 사장님 내외분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편히 쉬시면서 건강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담양=정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