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상공회의소가 지역 12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24년 상반기 제조업 투자계획 조사’를 시행한 결과, 대다수가 투자 축소 또는 보수적 운영 의향을 나타냈다. 지역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들은 원자재가 등 생산비용 증가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며, 재고 증가 등 수요 부진, 고금리 등 자금 조달 부담, 수출국 경기 및 기업 규제 등 정책 불확실성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반면 소수의 투자 확대 예정 업체들은 선제적 투자 전략의 일환이라고 응답했다. 올해 기업들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 확대 및 마케팅 강화에 우선해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생산설비 교체 및 확충, 신제품 및 신기술 개발, 자동화 전산화 등 공정 개선, 인력 개발 및 인재 확보, 부품 및 자원 개발 투자 등의 순이었다. 특히 신기술 개발, 공정 개선 등 혁신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으로는 응답 업체의 절반 이상이 전혀 없거나, 10% 미만에 그쳤다.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 대내외적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데다 고금리·고물가 등 불안요인이 복합 작용하고 있다. 수출은 물론 내수까지 실적 악화로 제조업의 부실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회복에 대한 모멘텀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광주 지역은 여전히 취약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미래를 준비하는 적극적인 투자, 경영 혁신은 그야말로 언감생신이다.

금융권 빚으로 연명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이자내기도 버거운 한계기업 역시 많아질 우려가 크다. 장기 침체에 따른 피해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계속된 고금리로 차입금을 상환 못하는 사업주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천정부지 물가도 상당한 변수다. 기업의 수익성 개선 및 투자 활성화가 시급하다. 광주상의는 인센티브 제도 확대 및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내수 진작과 더불어 기업 자금난 경색 해소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절실하다.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과감한 정책, 입법 지원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