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국립의대 설립 문제가 순천대와 순천시의 독자 추진 방침으로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김영록 전남지사가 공모를 통한 의대 설립 대학 추천 방침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김영록 지사는 30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공모 방식에 의하지 않고 (목포대와 순천대 중) 어느 대학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없다”며 “공모 방식으로 정부에 (의대 설립 대학을) 추천하겠다”며 공모 방식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어 김 지사는 “공모 방식을 놓고 반대 의견도 있고 전략적 판단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지만 도지사가 전략적 판단을 한다면 임의로 특정 대학을 결정하는 것이어서 도민들이 신뢰하기 어렵고 나중에 감당하기도 쉽지 않다”며 공모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전남권 의대 설치에 대한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약속, 정부부처 합동담화문까지 나온 상황에서 (전남도에서 정해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한 만큼) 공모에 의하지 않는 다른 선택지는 없다”며 “(순천대가) 중앙으로 바로 신청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성립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순천지역의 공모 반대 입장과 관련, 김 지사는 “무한 인내로 경청하겠다”며 “순천대 총장, 순천시장과도 더 만나 대화하고 설득을 이어가겠다”고 지속적인 소통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공모 과정에서 경쟁은 당연하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됐을 때 중앙에 (전남도의) 발언권이 약화될 수도 있다”며 동·서부권 지역 간 갈등 양상에 우려를 표했다.

이어 김 지사는 “5월 말까지 의대 설치 대학을 정해서 정부에 추천하는 것은 용역업체 선정과 공모 기간 등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최소 4-5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2025학년도 입시 요강이 발표되는 5월 말까지는 전남 의대 신규 배정 200명을 건의하고 공모는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5월에 전남 의대 정원 배정이 실패하더라도 당초 2천명 증원 규모 중 (각 대학 별 조정 이후) 최소 500명으로 예상되는 남는 정원 내에서 (전남 의대 200명 신규 배정을) 계속 요구·건의할 것”이라며 “전남권 의대 정원 확보에 도민과 정치권이 힘을 합쳐 달라”고 호소했다.

2021년 의대 관련 용역 결과와 관련, 김 지사는 “지금과는 상황도, 여건도 다르고 공개 시 전체 틀을 보지 않고 유불리만 따져 용역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비공개 입장을 고수했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