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도서 지역에 대한 안정적인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섬 주민의 ‘생명줄’인 병원선 운영비를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전남도에 따르면 병원선은 의료·보건기관이 없는 섬 지역 순회 진료를 통해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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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는 2척의 병원선(전남 511호·전남 512호)을 통해 11개 시·군 167개 도서 9천173명의 주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병원선은 섬 지역의 유일한 의료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운영·지원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보건복지부 훈령과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2003년부터는 유류비 50% 국비 지원도 중단됐다.

전남도는 지난해 2척의 병원선 운영을 위해 총 22억9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중 유류비만 12억400만원으로 전체 비용의 52.5%를 차지했다. 이어 선박 점검·수리비 4억5천만원, 의약품비 1억8천만원 등의 순이다.

현재 국비 지원이 이뤄지는 것은 선박 점검·수리비 뿐이다. 이마저도 전체 비용의 67%만 가능하다.

지난해 전남 병원선 운영비(22억9천만원) 가운데 전남도가 자체 부담한 예산은 19억9천만원(86.8%)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전남도와 인천시, 충남도, 경남도 등 병원선을 운영하는 4개 지자체는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에 그동안 수차례 국비 지원 필요성을 건의해왔다.

특히 운영 비용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류비 만이라도 국비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게 4개 지자체의 입장이다.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비용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섬 주민 진료를 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하는 것은 불합리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병원선의 경우 섬 주민이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의료서비스로 주민 치료와 건강증진은 물론, 의료보험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타 지자체와 달리 유일하게 병원선을 2대나 운영하고 있어 유류비 등 운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섬 주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운영비에 대한 국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운영비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협의 과정에서 번번이 막히고 있다.

기재부는 병원선 운영 주체로서 운영비는 지자체가 자체 부담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병원선이 국비 지원 대상인 지역보건의료기관에 속해 있지 않은 만큼 운영비를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선박 점검·수리비, 설계비, 건조비 등은 국비에 반영되지만 운영비는 지원 근거가 없어 지자체가 자체 충당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