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과 여수 간 10분 정도만 단축돼 실효성 논란이 일었던 전라선 고속화 예타 대상사업 진행이 보류됐다. 당연한 조치다. 전남도와 지자체, 주민들도 안도하고 있다. 30분 이상 줄임으로써 2시간대 생활권이 실현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초 정부는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사업비 3조원 규모의 고속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올해 2월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로 제출한 예타 대상에 1조원 대로 축소돼 반발을 샀다. 대통령 민생토론회, 국토부 장관 면담 등을 통해 실질 고속철도 노선을 수차례 요청했음에도 경제성 논리에 가로막혔다. 막다른 절박함에 전남도는 최근 전라선 주변 시군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당선인 등의 의견을 결집해 고속철도로 추진해 줄 것을 끈질기게 건의했다.

전라선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고속철도로 개통했지만 익산-여수 구간은 기존 선로를 개선하지 못했다. 경부선, 호남선과는 달리 용산에서 여수까지 2시간 55분, 사실상 3시간 걸리는 ‘무늬만 고속철도’였다. 낙후의 상징이 됐다.

해마다 증가하는 관광객 수요에 부응하고, 또 광양만권 산업단지 활성화 등 수도권과 거리 단축 효과가 큰 고속철도 건설이 절실하다. 익산-전주-남원-곡성-구례-순천-여수를 잇는 총연장 89.2㎞ 노선이 사업 대상이다. 굴곡 구간이 신설 개량되면 시속 350㎞로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2시간대로 앞당기기 위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 전라선 경유 지자체들과 협력을 굳건히 해야 한다. 정치권은 물론이다. 각계각층의 역량을 한데 모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월 민생토론회에서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전남 동부 주민들이 느끼는 의구심을 해소해야 한다. 전라선은 수도권과 남해안을 최단 거리로 연결하는 대한민국의 대동맥이다. 국가균형발전과 신 남해안 시대 마중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