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극복하고 개척자가 된다면, 유일한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장서린(26·사진) 대표가 이끄는 ㈜소트뉴인터내셔널은 ‘이고 프리덤 랩(Aego Freedom Lab)’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가진 패션기업으로 컨템포러리(Contemporary·브랜드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최신 패션 경향을 가장 빠르게 수용하는 것)한 유니섹스 의류들을 제작 판매한다.

이고 프리덤 랩(Aego Freedom Lab)은 ‘자유와 해방을 추구하는 실험실’이라는 뜻으로 일상 속 영감에서 시작된 생각의 흐름을 해체주의 디자인을 통해 구현하는 브랜드다. 특히 재활용이 필요한 의류들을 해체하고 다시 접목해 만든 업사이클(Upcycle) 청바지는 소량 생산으로 희소성과 특별함을 더한다.

전남대학교 의류학과를 졸업한 장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수업이 없던 시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당시 4학년 학부생이던 그는 사업자가 없는 예비 창업자들도 도전해 볼 수 있는 각종 창업 대회에 시간을 투자했다.

그 결과 패션과 문화를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 기반의 사업 계획서만으로 2021년도 9월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소셜디자인랩’에서 대상,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아이디어융합팩토리’에서 2021·22년 2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다.

화려한 수상 경력에 사업자 등록을 하기 전부터 투자와 미팅 제안이 빗발쳤고 장 대표는 2022년 12월 창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해 지난해 2월까지 제품 연구와 수익 모델을 만드는데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다.

창업에 확신과 힘을 실어준 결정타는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투자진흥지구 우수사업 공모전’에서 문체부 장관상인 최우수상을 받은 것이다. 법인 설립 1년이 채 되지 않은 기업이 15년 차 이상의 베테랑 기업과 경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받았다.

재활용이 필요한 의류들을 접목해 만든 업사이클 청바지

장 대표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아이디어융합팩토리’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모습.

지방에 본사를 둔 패션기업이 드물다 보니 애로사항도 많다. 패션 산업 관련 인프라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트렌드에 민감한 사업 특성상 조금만 방심하면 도태되기 쉽고 패션디자인 등 관련 학과 졸업생들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찾기 때문에 인력 확보도 어렵다. 하지만 장 대표는 올해 2월 서울에 지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등 약점을 보완해 나가고 있다.

그는 “광주에서 패션 사업을 운영하기가 쉽진 않지만 잘 성장하면 ‘유일한’ 기업이 될 수 있다”며 “수도권으로 옮길까 고민도 많았지만 광주에 본사를 두기로 마음을 굳혔고 지역 청년들을 고용해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지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장 대표는 현재 전남대학교 의류학과에 출강하면서 선·후배들에게 전공을 살려 창업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와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국내 최대 온라인 편집숍인 무신사에 입점해 각종 기획전과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오는 24일에는 파리에서 개최되는 무역전시회 ‘2024 코리아 엑스포’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 등을 만날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여 향후 5년 내 유럽으로 판로를 확장해 간다는 목표에 한발 가까워지게 됐다.

장 대표는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에서 패션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약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강점이 됐다”며 “패션 사업의 희소성 때문에 지원 사업을 받기도 수월하고 기존 창업자와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오히려 지방에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하려면 마음이 급하더라도 차분히 준비 기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조건 사업자 등록을 하기보다 스타트업 기업의 생태계를 연구하고 내 사업 계획에 접목해보면서 성공 여부를 가늠해 보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