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국립공원 내 평두메습지는 북구 화암동 530 등 14필지 2만2천600㎡ 규모의 묵논습지다. 오래 내버려 두어 거칠어진 논의 형태로 삵과 담비, 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578종과 식물 208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경관 생태학적 가치와 생물다양성이 높다. 하지만 주변의 농업 활동과 폭우 등으로 일부 훼손되면서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광주시가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하는 이유로, 정부 차원에서도 현장 점검 등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도 최근 현지를 둘러보고 적극 지원을 약속,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4월 광주시는 북구, 무등산국립공원공단과 협업, 실태조사 등을 거쳐 환경부에 람사르 지정을 건의했었다. 환경부는 올해 2월 람사르협약 사무국에 신청한 상황으로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사무국은 1971년 이란에서 채택된 람사르협약에 따라 국제적 보전이 요구되는 지역을 인증하고 있으며 최소한 3개월에서 최대 1년이 소요된다.

람사르로 공인되면 광주는 장록국가습지와 함께 명실공히 친환경생태도시와 환경보전도시로서 위상을 한층 드높일 것이다. 장록습지는 영산강과 생태적 연결통로가 형성되고 원형이 잘 구축된 도심 내 하천습지로, 생물다양성까지 풍부해 환경부도 인정했다. 특히,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최초의 습지로 시민 누구나가 쉽게 산책할 수 있는 뛰어난 접근성과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적 차원으로도 발전 가치가 있는 보기드문 명품자산으로 꼽힌다.

무등산 평두메습지는 람사르 등록의 당위성을 충분히 갖는다. 선정 기준인 멸종위기종 서식지와 생명주기 중 중요 단계에서 식물·동물 종을 보유한 경우 또는 악조건에서 피난처를 제공한 경우를 충족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수한 생태관광자원으로 도약하는 것은 물론 국제생태도시의 명성을 제고하게 된다. 환경부도 실태를 확인하고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빠른 시일 내 지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습지는 건강한 생명의 모태다. 시민들의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