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의 철거가 비주거(상가)층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예비입주자협의회에 따르면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정밀진단 결과 안전성 확보’를 조건으로 지상 1-3층 존치에 동의했다. 투표에는 입주예정자 780명 중 668명(85.6%)이 참여해 이 중 75.3%가 찬성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추후 진단 결과를 토대로 문제없다고 판단될 경우 투표 내용을 포함한 의견을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당초 화정아이파크는 상가층을 뺀 ‘반쪽 철거’ 논란이 불거졌으며 입주예정자의 뜻을 존중해 전면 재시공 약속을 이행하기로 했다. 해체 기간이 불가피하게 늘어났으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던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건부 축소 범위를 놓고 입주예정자들이 찬성 의견을 냈다. 물론 이전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정밀진단을 전제로 수용한 때문이다. 앞서 입주자협의회는 철거 범위에 비주거 구간이 포함돼 공사 기간이 1년 가까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자 현산 측에 축소 범위 논의를 제안했다. 이에 현산은 철거 범위가 줄어들 경우 해당하는 비용 등을 고려해 거실 창호 변경, 경관 특화 등 9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도심 한 복판에서 일어난 참사였다. 누구나 상상하기 힘든 일로 시민들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현산 측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철거와 시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공사 상황을 낱낱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신뢰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한다. 투표에서 비주거 시설 존치에 대한 반대 입장도 눈여겨봐야 한다. 진단 검사에 한 치의 착오가 있어선 안 된다. 제반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는 게 관건이다.

부실 시공에 따른 책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다. 우리 사회의 안전 의식도 더 제고해야 할 때다. 거듭 강조하지만 생명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