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임기 중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요청했다. 제44주년 기념식 참석과 함께 건의했으나 되풀이되는 5·18 왜곡, 폄훼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 처방으로 언급한 것이다.

최근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의 게임 ‘그날의 광주’가 북한군 침투설 차용 논란에 휩싸였다. 1980년 광주 금남로를 배경으로 시민군과 군경이 총격전을 벌이도록 설정한 게임으로 아이템을 사면 북한군이 될 수 있도록 하거나 땅굴을 따라가면 인공기와 북한 노래가 나오는 등 비판을 받았다. 이에 로블록스는 사과문을 내고 게임을 삭제했다. 5·18 기념재단은 제작자와 제보자인 초등생을 성희롱한 게임 제작자를 경찰에 각각 고발했다.

강 시장은 “이미 누적 1만5천명이 게임을 통해 선을 넘는 경험을 했고, 5·18 왜곡과 폄훼에 익숙해지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여전히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은 게임 내용에 문제 의식을 갖고 분명한 거부와 반대의 뜻을 밝힌 평범하고 건강한 초등학생 시민이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한 것이다. 광주시는 공론화의 실마리를 제공한 부산에 사는 해당 학생을 초청, 격려한다.

온라인 게임을 매개로 한 충격적 사건이다. 해괴하다. 5·18을 조롱, 흥밋거리 삼아 친숙한 형식으로 수많은 어린이·청소년들에게 거부감 없이 빠르게 퍼뜨렸다. 5·18이 헌법 전문에 수록돼 국가의 보편적 가치로 존중받는 상황이라면 절대로 발생할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은 약속대로 개헌을 임기 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광주시는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한다’는 전문 내용 중 5·18 민주화운동 정신 또는 이념 등 문구를 넣고 부마항쟁, 6·10 민주항쟁 등도 병렬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다가오는 44주년 기념식에 윤 대통령이 자리해야 한다. 그리고 공식화되길 바란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및 22대 국회의원 당선인까지 여야 정치권도 대거 참석할 전망이다. 엄중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에 동참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