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오는 12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김영록 지사와 목포대·순천대 총장, 목포시장·순천시장 간 의대 문제 5자 회동이 무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전남도가 공개 불가 방침을 고수했던 의대 관련 기존 용역 결과에 대해 ‘요약본’을 제공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특히 전남도는 용역 결과물 ‘원본’의 경우 목포와 순천 양 지역의 열람을 허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어서 공모에 반대해온 순천지역의 5자 회동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남도 관계자는 8일 “순천대 총장과 순천시장이 5자 회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 용역 결과 요약본을 인쇄해 제공하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전체 용역 결과의 경우 순천과 목포 양 지역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늦어도 9일까지는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남도의 입장 변화는 이병운 순천대 총장과 노관규 순천시장이 5자 회동 불참 방침을 분명히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총장과 노 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은 전날 발표한 공동 입장문을 통해 ▲기존 의대 유치 관련 용역 결과 공개 ▲구체적인 기준·지표 명시한 공모 방안 공개 ▲탈락 지역 건강권 침해 대책 제시 등 3개 조건이 충족될 경우 공모·회동 참여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남도가 즉각 입장문을 통해 ‘용역 결과 공개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순천지역의 5자 회동 불참으로 이어졌다.

전남도가 5자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해 용역 결과 공개 문제에 대해 한 발 물러서면서 ‘공’은 다시 순천지역으로 넘어가게 됐다.

순천지역에서 5자 회동에 참여할 경우 전남도의 ‘공모 방식을 통한 의대 설립 대학 추천’ 구상이 이해 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올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순천대 총장과 순천시장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전남도와 순천지역이 팽팽히 맞서면서 30년 만에 가시화되고 있는 전남권 의대 신설이 자칫 실기(失期)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