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간직한 채 광주를 품고 있는 무등산 그리고 여기에 얽힌 무등에 대한 작가들의 예술적 사유가 전시로 펼쳐진다.

오는 9일부터 28일까지 국윤미술관 제 2전시실에서 열리는 창작결과물 발표전 ‘무등 유토피아’ 전시다.

국윤미술관은 광주시, 광주문화재단 후원으로 2024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을 운영하며 광주 거주 청년 작가들에게 ‘홍림창작스튜디오’라는 창작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사업 중 ‘무등산 예술 산책’은 작가-기획비평가 매칭을 통해 청년 작가의 창작, 장기적인 발전 토대와 함께 이들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건강한 예술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창작자와 기획비평가가 함께 연구주제를 설정하고 창작활동을 통해 예술의 대상이자 상상력의 무한한 원천인 무등산에 대한 지역적 가치와 의미를 제고, 더 나아가 지역민들과 향유하고자 한다.

‘무등산 예술 산책’ 제1기 입주작가는 손지원·엄기준으로 지난 4월부터 이곳에 입주해 창작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약 3개월 간 작업해온 작품을 ‘무등 유토피아’라는 주제에 따라 선보인다.

전시 주제인 ‘무등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는 공간이지만 우리는 언제나 어떤 유토피아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두 작가는 각자의 유토피아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손지원作 ‘지지않는 빛들’ <국윤미술관 제공>

손지원 작가는 무등산 풍경을 섬세하게 살피면서 사소한 것이 지닌 아름다움을 그려낸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평범한 자연에서 몫 없는 자들의 존엄을 포착했다.

엄기준 작가는 인간화된 무등산 수달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얽힘 관계를 조형 작품을 통해 표현했으며, 자본주의에 잠식된 세계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예술의 현주소를 폭로하고 있다.

전시 기획을 맡은 최송아 평론가는 “이들 작가가 바라본 무등(無等)은 등급을 매길 수 없는 혹은 등급을 초월한 최고의 정도를 말하지는 않는다”며 “작품 속 무등은 자연의 법칙으로 가장한 오늘날 우리 사회 이데올로기의 불평등과 위계를 넘어서는 ‘등급 없음’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윤영월 국윤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무등의 정신이 의미하는, 즉 등급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는 시간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자신이 꿈꾸는 평등의 유토피아가 어떤 모습인지 찬찬히 살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