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이른 무더위와 본격적인 장마철이 겹치면서 채소·과일류 등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이 이어지고 태풍이 내습할 경우 농산물 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서민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광주지역 적상추 소매 가격은 100g에 1천280원으로 일주일 만에 28.5% 올랐다. 이는 1개월 전 989원과 비교하면 29.4% 상승한 가격이다.

청상추 소매 가격은 100g에 1천563원으로 일주일 전(1천193원)보다 31% 급등했다.

이들 채소류의 가격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얼갈이배추 1㎏의 소매 가격은 4천123원으로 일주일 전 3천300원보다 24.9%(823원), 배추 1㎏은 같은 기간 3천503원에서 4천493원으로 28.2%(990원) 올랐다.

당근 1㎏은 일주일 전 6천293원에서 6천593원으로 4.7%(300원) 상승했다. 시금치 소매 가격은 일주일 새 100g에 938원에서 1천543원으로 64.4%(605원)나 치솟았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얼갈이배추, 당근, 시금치 등의 가격은 평년에 비해 각각 63%, 67%, 86% 가량 크게 뛰었다.

일부 과일류 가격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광주지역 사과 소매 가격(10개)은 3만6천500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7.5% 올랐다. 1개월 전에 비해 9.3% 상승했고, 평년 가격 대비 31% 높은 수준이다.

배 가격(10개) 역시 7만7천원으로 일주일 사이 2% 올랐다. 1개월 전보다 21%, 평년 대비 94.8%나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향후 가격 전망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장마가 끝난 이후 폭염, 태풍 등 여름철 재해가 뒤따를 경우 농산물 가격이 폭등할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올해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5% 축소될 것으로 전망돼 배추는 생산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022년에도 여름철 폭염·폭우에, 9월 태풍 피해까지 겹쳐 배추 가격이 폭등하는 등 매년 여름철마다 농산물 수급 불안이 되풀이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하반기 물가 안정을 위해 농식품 할당 관세를 확대하고 공동 영농모델을 확산시키는 등 단기·중장기 대책을 함께 마련했다.

정부는 이달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장관 합동 브리핑을 열고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이상기후 영향으로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농식품 분야 농수산물 할인 지원 등에 하반기 5조6천억원을 지원한다.

과일류 등 51개 농산물과 식품원료에 할당관세 1천600억원을 적용하며 과일 계약재배를 확대해 사과는 올해 6만t에서 2030년 15만t으로, 배는 같은 기간 4만5천t에서 6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