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조선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김춘성 치의예과 교수는 역대 최초 초박빙의 승부로 최다 득표율을 얻고 이사회를 거쳐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했다. 향후 4년간 조선대학교를 이끌어갈 수장이 된 김춘성 총장은 ‘도시캠퍼스’ 구현을 최우선 과제로 대학과 지역이 상생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학령 인구 감소 속에 지역 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주요 공약과 포부를 들어본다.

▲취임 소감은.

-당선의 기쁨은 잠시였던 것 같고, 지금은 두려운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100m 달리기할 때 출발선에 서 있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앞으로 최선을 다해 달리면 뭐든 잘 되리라 생각한다.

▲총장 선임 이후 가장 중점을 두고 실현하고 싶은 부분은.

-학령인구 감소로 충원율이 떨어지고 있어 재정에도 타격이 있다. 저는 기존에 대학이 하지 않았던 각종 수익 사업을 통해 재정을 충원할 생각이다. 또 30만 동문들을 통해 기부금을 확보, 재정을 충원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그 외의 각종 국책사업 유치를 통한 재정 확보로 학생 교육에 집중 투자할 생각이다.

과거 캠퍼스에 머물렀던 교육 외에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도시 캠퍼스’를 만들고자 한다. 광주를 넘어 호남 지역 곳곳을 조선대 캠퍼스로 만들어 대학의 각종 지적재산 능력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나누는 모습을 만들어 가겠다. 지역 발전도 시켜줄 수 있고 인력 양성을 통해 지역 사회를 리드하는 조선대인을 배출하는 데 집중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또 경영 측면에서는 ESG경영이 화두다. 이 부분도 놓치지 않고 작은 것부터라도 실천해 갈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고자 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책은.

-현재 국가에서 원하는 대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그저 학생에게 학문만 가르치는 역할을 요구했다면 현재는 그 대상이 배움을 필요로 하는 일반 시민들로 늘어났고, 대학의 역할도 취업 연계, 창업 지원 등 다양하게 늘어났다.

‘신입생’을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수험생으로만 한정한다면 어렵겠지만 그 폭을 일반 시민까지 넓힌다면 모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적합한 교육 과정이 마련돼야 한다. 대학에 막 입학한 수험생들을 위해 기초 교육을 주로 하는 교육 과정을 제공할 것이고,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는 지자체와 협력해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은퇴 후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은퇴자, 시니어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자격증 과정, 특히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건강, 교양, 환경 분야의 과정들을 준비할 방침이다.

▲전국 최초 민립대학으로서 조선대 역할은.

-조선대는 민립대학으로서 시민들의 정성으로 이뤄진 대학이다. 저는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앞으로 사립대학이 나아갈 길은 지역에 있는 인재 양성을 통해 지역사회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제시한 공약의 하나가 도시 캠퍼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것은 민립대학으로서 호남 전체를 캠퍼스화하겠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미술대학이 ACC나 디자인센터, 문화재단 등과 교류하며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있고, 지역 곳곳에 위치한 체육관, 운동장 등에 우리대학 체육대학 교수, 코치들을 파견해 지역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저는 이런 독특한 조선대만의 교육 프로그램을 실현해 보고 싶다.

▲공약 중 하나인 대학·병원·시니어타운이 복합된 ‘대학연계은퇴자마을’은 어떤 공간인가.

-미국의 경우 스탠퍼드 대학, 플로리다 대학, 러셀대학 등이 은퇴자들을 위한 UBRC를 조성했다. 한국의 경우 교육부에서 사립대학의 활용도를 높여 주기 위해 대학 부지에 대한 규제를 많이 풀어 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외부 투자자들이 조선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학 병원, 치과병원도 있기 때문이다.

다가올 초고령화사회에 은퇴자들을 보면 나이가 많지 않다. 시니어 입주자들은 학생들에 취·창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멘토 역할을 하며 소통할 수 있으며, 대학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노년층과 청년층 사이의 세대 연계가 이뤄지며 상호공존이 기대된다.

출산율 감소, 노년층 증가로 인한 고령화 사회, 지역소멸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UBRC 운영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 대학이 캠퍼스와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추진 전략은.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시작된 지방대학 소멸 등 위기 속에 호남 최대 명문 거점 사학인 우리 대학이 지역을 담아 세계적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설계가 필요하고 ‘글로컬 대학’ 선정은 이를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글로컬을 어떻게 학생들의 교육 프로그램의 순기능으로 잘 구상하는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만의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글로컬 사업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

지금은 민립대학으로서의 우리만의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서 다시 한번 도전을 하면 충분히 글로컬 사업에 선정될 수 있고, 이를 통해 또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광주시가 추진하는 지역전략산업 중에 조선대가 특성화해 운영할 수 있는 산업들을 광주시와 손잡고 추진할 계획이며 광주를 넘어 전남도와도 협업 체계를 구축할 생각이다. 이렇게 광주·전남지역에서 조선대의 훌륭한 인재들이 지역에 머물도록 할 복안이다.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은.

-취업은 학생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대학과 지자체, 산업체의 유기적인 관계 정립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학 인재를 지역에 살면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지역 회사에 취직해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지역 산업체들을 잘 모른다. 또 지역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어떤 소양이 필요한지, 어떤 경험을 쌓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저는 대학만의 취업 데이터베이스와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자체, 지역 산업체 등과 연계, 학생들의 취업을 도울 생각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기업의 성장을 도와 청년 일자리를 창출, 이것이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싶다.

또 많은 학생들에게 해외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해외 경험을 통한 국내 취업이 가능하도록 도울 것이다. 예를 들면 베트남 등에 있는 조선대 가족 기업 등을 활용, 우리 대학 인재가 그곳에 취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캠퍼스의 국제화도 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젊은 총장인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뛰도록 하겠다. 우리 대학은 민립대학으로서 지역민의 것이다. 항상 지역민과 함께하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또 77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기반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창학 10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겠다.

- 김춘성 조선대학교 총장 프로필
▲1968년 광주 출생 ▲미네소타주립대 의과대학 약리학실 연구원 ▲조선대 치과대학 치의예과 교수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역임 ▲중소기업청 중소기업기술개발사업회 평가위원 ▲전남테크노파크 사업평가위원회 평가위원 ▲조선대 전 기획조정실장 ▲완도 해양바이오공동협력연구소장

/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