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광주 시가지의 모습을 그린 22폭 서양화 병풍이 발견됐다.

이 병풍은 1970년대 미국 LA로 이민을 떠난 동파 최호춘 씨가 그린 그림으로, 맨 첫장에는 광주 출신 시인이자 방송인이었던 허연 선생의 ‘찬가’가 국한문 혼용체 서예작품으로 실려 있다.

문화전문지 문화통plus(발행인 지형원)가 최초로 발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병풍은 가로 9.24m, 세로 1m 크기의 ‘광주시전도’(光州市全圖)다. 1980년대 광주 양림동 쪽에서 무등산을 바라보며 옛 전남도청과 조선대, 산수동, 두암동에 이르는 시가지를 그렸다.

동파 최호춘으로부터 표구를 배워 훗날 태양표구사를 운영했던 고 정재덕 씨가 중앙일보(2014년 3월8일자)에 게재한 자료에 따르면, 최 씨는 1970년대 LA 최초로 표구점을 운영하면서 오랫동안 그림을 그렸으며 노년 들어 한인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다가 2014년 작고한 것으로 돼 있다.

이 병풍에 실린 허연 선생의 시 ‘찬가’는 1970년대 후반 무등산을 노래한 작품이다. ‘광주는 새벽을 맞이하여 대붕(大鵬)처럼 큰 나래를 펴고 도약하는 것이다’고 쓰여있다.

허연 선생은 1980년대 초반 5·18민중항쟁 직후 자녀들이 사는 미국 시카고로 이민을 떠나 이곳에서 살다가 2014년 타계했다. 허 선생 가족 측은 “1970년대 널리 회자됐던 시(詩)이기 때문에 병풍에 사용한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이번 발굴 및 공개에 대한 내용은 문화통plus 2024 여름호(통권51호)에 실려 있다. 이밖에도 프랑스와 신안 비금도의 인연을 축제로 승화한 ‘샴막축제’, 해외취재 ‘파키스탄을 가다’ 등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