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일 대정부질문을 위해 소집된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채상병특검법을 본회의에 곧바로 상정해 표결한다는 방침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국민의힘 추경호·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채상병특검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채상병특검법은 채 상병 1주기가 19일이라 이 부분은 양보할 수 없어서 우 의장에게 상정을 요청했고 특검법을 처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추경호 원내대표는 “탄핵안의 단순 보고는 있을 수 있지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법안 처리를 위해 안건을 상정한 전례가 없다”며 “국민의힘은 이러한 의사 진행에 동의할 수 없고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무제한 토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190석이 넘는 범야권의 찬성표로 채상병특검법이 단독 처리될 가능성이 커지자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이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면 ‘토론 종결권’을 활용해 무력화한 뒤 표결을 강행할 계획이다. 필리버스터 개시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을 얻어 토론을 강제 종료할 수 있는 규정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는 24시간 뒤인 3일 오후 종결되고 그 직후 특검법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일로 예정된 대정부질문은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은 채상병특검법과 함께 추진하는 ‘방송4법’의 처리 시점을 놓고선 전략적인 판단을 위해 고심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방송4법도 상정·처리하겠다는 목표를 정했지만 여당이 필리버스터로 국회 본회의를 막아서는 만큼 일단 시급한 채상병특검법을 먼저 처리한 다음 방송4법의 처리 방향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가 이처럼 6월 국회 막바지에 채상병특검법과 방송4법 등을 놓고 ‘극한 대치’ 양상을 보이면서 5일로 예정된 22대 국회 개원식을 비롯해 7월 임시국회 일정이 파행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는 5일부터 7월 임시국회를 열어 당일 개원식을 하고 8일 민주당, 9일 국민의힘 순으로 양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