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인공지능(AI) 2단계 사업(실증밸리 확산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광주시는 올해 1단계 5개년 사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2단계로 진입할 계획이지만 예비타당성조사 등 사전 절차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광주 ‘AI 실증 밸리 확산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기획재정부에 신청했다.

하지만 조사 대상 선정부터 녹록지 않은 데다, 다음 달 대상으로 선정된다 해도 조사 기간이 약 8-10개월 소요되는 만큼 당초 광주시가 목표로 한 내년 초 사업 착수는 어려울 전망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3분기(9월)에 재신청해야 하고 조사 기간, 통과 여부 등 변수도 있어 착수 시기도 불투명하다. 예타 신청은 1년 4번, 3·6·9·12월에 한다.

실증밸리 확산 사업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추진한 집적단지 조성에 이은 AI 2단계 사업으로 내년부터 2029년까지 총 6천억원(국비 3천965억원, 지방비 1천385억원, 민자 650억원)을 들여 실증 중심의 AI 혁신 밸리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 사업으로 구축한 국가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AI 실증 혁신 생태계 조성, 실증·사업화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게 핵심이다.

광주시는 시급성 등을 고려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자 예타 조사를 신청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 성격도 연구 개발(R&D)에서 비(非) R&D로 바뀌었다. 실증 단계에서 연구보다는 지역 AI산업 생태계 조성에 유리한 사업화 지원에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이라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전략 수정으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면서 결과적으로는 광주시가 현재와 같은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예비타당성 조사에 적극 대응하면서 기재부에 빠른 절차 진행을 요청할 방침이다.

또한 AI 사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 2단계 사업과 별도로 신규 재정사업 예산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도 포기하지 않고 정부에 지속 요구하기로 했다.

이상갑 문화경제부시장은 “올해 3월 예타를 바로 신청했다면 사업 시기가 단축됐겠지만 예타 면제에 대한 과기부의 긍정적인 반응에 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예타 진행 과정에서 우선 추진 가능한 사업을 추려 예산 반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