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광주지역 38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예년의 시끌벅적한 응원전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으나, 수험생의 마지막 여정을 응원하는 따뜻한 마음들이 줄을 이었다.

이날 오전 7시께 광주 제26시험장 대성여자고등학교. 입실 마감까지 1시간이 넘게 남은 ‘이른 시간’이었으나, 일찌감치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수능 한파’는 없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대로 날씨가 포근해 롱패딩과 귀마개 등 예년에 봤던 중무장한 차림의 수험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긴장한 표정으로 마지막까지 요약 노트 등을 보며 입장하는 수험생이 있는가 하면, 함께 온 부모님에게 “잘 하고 오겠다”고 되려 안심시키는 이도 있었다.

한 학생은 어머니를 꽉 끌어안은 뒤 고사장으로 향했다.

교통 통제에 따라 학교 정문에서 좀 떨어진 곳에 수험생 자녀를 내려준 부모들은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향해 “잘 하고 와!”라고 응원의 말을 보냈다.

구희진(46·여)씨는 “첫째 아이의 시험이라 긴장되는데, 오히려 딸이 ‘잘 보고 오겠다’고 말해 대견스럽다”며 “열심히 공부해 온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고 기도했다.

그동안 동고동락 해온 제자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온 교사들도 뭉클한 광경을 연출했다.

정문 앞 한 쪽에서 송원여자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제자들에게 호박엿을 나눠주며 응원의 말을 건넸다.

최종빈(39) 송원여고 3학년3반 담임 교사는 “학생들 모두 그간 열심히 공부했던 대로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원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 제8시험장인 살레시오고등학교에서도 조용하지만 ‘힘 있는 응원’이 이어졌다.

‘의대 진학’을 위해 함께 공부해 왔다는 두 재수생은 “이번엔 꼭 성공하자”며 교문도 같이 들어갔다.

출근길에 ‘늦둥이 동생’을 바래다 준 형은 무뚝뚝한 인상과는 달리 “잘 보고 와. 일찍 들어갈 테니까 저녁 같이 먹자”며 애정을 표현했다.

입실 마감 10분 전인 오전 8시께부터 정문 앞은 고요해졌다. 그렇지만 적막 속에서도 잠시 후 시험을 치를 자녀를 응원하는 부모의 간절한 기도는 곳곳에서 들렸다.

좀처럼 발길을 옮기지 못한 한 어머니는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수능을 보겠다고 했을 때부터 걱정이 컸지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건 자녀의 도전을 응원해주는 것이라 생각해 마지막까지 함께하러 왔다”며 “원하는 결과를 얻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너무 낙심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붉은 눈시울로 말했다./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