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2년 만에 광주지역 창업 생태계가 재편되고 있다.

방역 완화가 변곡점이 돼 사업체 수가 팽창을 거듭하거나, 바뀐 문화 세태의 영향을 받아 지속해서 내리막을 걷는 등 업종별 창업 열기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6일 국세통계포털(TASIS) ‘100대 생활업종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광주 100대 생활업종 사업체 수는 8만4천268곳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한 시점인 2022년 4월(8만126곳)보다 5.1%(4천142곳) 늘었다. 다만, 업종별 창업 수요의 온도차는 컸다.

당구장과 독서실은 코로나 초창기인 2020년 1월만 하더라도 사업체 수가 488곳, 371곳 수준이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시점인 2022년 4월 기준 598곳, 399곳으로 각각 22.5%, 7.5% 증가했다. 하지만 해제 이후 창업 열기가 꺾이면서 올해 1월 기준 576곳, 262곳으로 1년9개월 만에 각각 3.6%, 34.3% 줄었다.

반대로 사업체 수가 급증한 업종도 있다. 방역 조치 완화에 발맞춰 정상화 수순을 밟아간 여행업계가 대표적이다.

2020년 1월 기준 사업체 수가 417곳이었던 광주지역 여행사는 2년3개월 만인 2022년 4월 399곳으로 4.3% 감소했다. 전세계 방역조치 완화 이후 해외여행이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올해 1월 기준 446곳으로 다시 11.7% 증가했다.

급변한 경기 흐름에 냉각된 업종도 있다. 부동산 중개 업체는 2020년 1월 4천132곳에서 부동산 호황 시기였던 2022년 4월 4천765곳으로 15.3%나 급증했다.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 속 고금리와 건설 경기 불황 등 악재가 쌓이면서 올해 1월 기준 4천744곳으로 1년8개월 동안 21곳(0.4%) 감소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코로나 기간 증감세를 반복했던 다른 업종과 달리 지속적으로 외형을 확대한 업종도 있다. 팬데믹을 거치며 보편화된 배달 시장에 수혜를 입은 외식업과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면서 호황을 맞은 스포츠업이 단적인 예다.

일식 음식점(266곳→358곳, 34.5%↑), 외국식 음식점(384곳→516곳, 34.3%↑), 패스트푸드점(1천97곳→1천409곳, 28.4%↑), 한식 음식점(9천968곳→1만822곳, 8.5%↑) 등은 올해 1월 기준 4년 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커피음료점(1천676곳→2천743곳, 63.6%↑), 편의점(1천51곳→1천349곳, 28.3%↑) 등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같은 기간 실내스크린골프점(110곳→198곳, 80%↑), 헬스클럽(234곳→354곳, 51.2%↑), 스포츠시설운영업(250곳→301곳, 20.4%↑) 등 스포츠 관련 사업체 수도 일제히 늘었다.

이와 달리 변화된 소비·사회 동향에 따라 내리막을 걷고 있는 업종도 적지 않다. 간이주점(191곳→121곳, 36.6%↓), 호프주점(2천265곳→1천665곳, 26.4%↓), 피시방(400곳→303곳, 24.2%↓), 노래방(1천70곳→910곳, 14.9%↓)의 감소세가 특히 컸다.

또한 지속된 고물가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구내식당(399곳→307곳, 23%↓)과 코로나 이후 이용객 감소로 휴·폐업 등이 잇따른 목욕탕(181곳→150곳, 17.1%↓), 온라인 시장 활성화로 부진을 겪는 옷가게(3천186곳→2천885곳, 9.4%↓)도 사업체 수가 줄었다.

(사)한국외식업중앙회 광주시지회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배달업 호황 속 최소한의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한 배달전문점, 커피음료점 등 요식업 관련 창업이 대폭 늘고 반대로 노래방, 호프주점 등은 부진을 겪었다”며 “현재는 방역 완화, 경쟁 과다, 불경기로 창업 열기가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김현지 기자